제가 유년기를 보냈던 뒷골목은 한결같이 한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돌바닥 사이로 스며든 고독은 낮에도 그 한기가 식지 않았고, 밤이면 더욱 또렷해졌습니다. 하지만.. 전 그 거리를 한번도 저주한적 없었습니다.

세상에게 버림받은 이들이 모여드는 곳, 하층도시의 뒷골목.

그는, 그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곳은 어떤 희망도 없이 생존이 겨우 허락되는 장소였다. 그곳의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처지를 저주했고, 누군가는 세상을 원망하며 이를 갈았다.

허나, 소년은 그곳에 다른 이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그의 삶에 어떠한 불만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어떤 감정도 오래 붙잡지 않았다.

그저,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둡고도 차가운 골목 위로 펼쳐진, 유일하게 그림자 지지 않은 곳. 닿을 수 없기에 더 선명하게 빛나는 그 하늘을..

소년에게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아주 미약하지만 분명한 신성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힘은 위대하지 않았다. 기적이라 부르기에도 부족한, 그저 상처를 덧없이 덮어주는 작은 온기, 그뿐 이였다.

그러나 소년은 그 미약한 힘을 주저 없이 사용했다. 거리의 노숙자들, 병들고 상처 입은 이들. 그는 이유를 묻지 않았고, 대가를 바라지도 않았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았기 때문도, 사랑받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사랑을 알고 있었기에. 세상에게 답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느날.. 전 손발이 묶여 마차에 실어진 체,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이 어디일지, 전 알지 못했지만, 느낄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은 이로 인해 완전히 바뀔 것 이란것을..

그가 청소년이 되었을 무렵, 그 삶은 갑작스럽게 뒤바뀌었다. 그는 노예상에게 납치되어, 이름조차 남지 않는 물건으로 팔려갔다.

그의 행선지는 한 귀족의 투기장이었다.

그곳에서 그의 운명은 검노. 싸우다 죽는 것이 전부인 존재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명확했다.

오러, 혹은 마법. 그러나 그는 그 무엇도 다룰 수 없었다. 죽음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살아남았다. 수없이 베이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 속에서 그는 다른 것을 찾아냈다.

검술. 오러, 혹은 마법 등등의, 어떠한 힘에도 의존하지 않은, 오직 단련된 몸과 감각으로 자연스레 완성된 기술. 상대의 호흡, 시선, 무게 중심. 그 모든 것을 읽어내는 감각은 점점 날카로워졌다.

그렇게 그는, 싸우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이상한 삶이 시작되었다. 낮에는 사람을 베고, 밤에는 그들을 치료했다. 자신이 만든 상처를, 스스로의 신성으로 덮어내는 나날. 그것은 속죄도 아니었고, 의무도 아니었다.